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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리뷰 (항일 메시지, 두가지 해석, 오컬트) 영화 파묘에서 등장인물 4명의 이름이 전부 독립운동가에서 따온 것이라는 사실, 처음 봤을 때 저는 몰랐습니다. 와이프가 오컬트 영화라며 보러 가자고 했을 때 솔직히 그 장르 이름도 처음 들어봤거든요. 그런데 막상 보고 나서 한참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무서운 영화가 아닙니다.파묘의 실제 공포는 귀신이 아니라 땅 아래에 있다파묘(破墓)라는 단어 자체는 '묘를 파헤친다'는 뜻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시절에 돌아가신 가족들의 묘를 실제로 정리한 적이 있어서, 개봉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그렇게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관을 옮기고 장례를 다시 치르는 장면, 묘자리를 다시 잡아주는 사람, 굿을 하는 무당 이런 것들이 영화 속에 나왔을 때 오히려 익숙하다는 느낌이 먼저 왔습니다.그런데 영화가 깔.. 2026. 5. 13.
주토피아 2 리뷰 (편견의 뿌리, 캐릭터, 상해 디즈니랜드) 뱀이 주토피아를 만들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저도 영화관에서 이 장면을 보는 순간 "아, 이건 진짜 못 예상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올해 4월, 다섯 살 딸아이 손을 잡고 상해 디즈니랜드 주토피아 테마파크를 직접 걷고 나서야 이 영화가 왜 이렇게 오래 기억에 남는지 제대로 이해했습니다.편견의 뿌리, 어디서 시작됐을까요주토피아 2는 시작부터 한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어떤 동물을 본능적으로 무서워하거나 경계할 때, 그 감정은 과연 근거 있는 것일까요?영화 속 뱀 캐릭터 게리는 처음부터 부당한 누명을 쓴 존재입니다. 100년 전 링슬리 가문이 파충류 마을을 눈으로 덮어버리고, 그 책임을 게리의 증조할머니에게 전가했습니다. 이른바 사회적 낙인 효과(Stigma Effect)가 세대를 걸쳐 작동한.. 2026. 5. 13.
태극기 휘날리며 리뷰 (영화배경, 형제애, 형제와 전쟁) 2004년 개봉 당시 역대 한국 영화 흥행 2위를 기록한 영화가 있습니다. 저는 그걸 중학생 시절 동네에 처음 생긴 영화관에서 친구들과 용돈을 모아 봤습니다. 스크린 앞에서 마냥 신나 있던 중학생이 집에 돌아올 땐 말 한마디 없었습니다. 그게 태극기 휘날리며였습니다.영화배경 1950년 종로, 두 형제가 끌려간 날혹시 6.25 전쟁 당시 강제징집이 어느 정도 규모였는지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단순히 군인들이 전쟁터에 나간 것이 아니었습니다. 영화 속 장면처럼 피난 열차 앞에서 민간인을 끌어내 즉석 징집하는 일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이를 국민방위군 징집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강제징집이란 전시 상황에서 영장 없이 현장에서 강제로 군에 입대시키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당시 만 18세에서 30세 사이의 남성.. 2026. 5. 13.
서울의 봄 리뷰 (역사적 고증, 제작 비화, 12.12 사태) 역사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이 영화를 봤다면 어땠을까요. 저는 취업 준비 시절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공부하면서 12.12 군사 반란과 5.18 민주화 운동을 처음으로 제대로 마주했습니다. 그때 느꼈던 먹먹함이 영화관 좌석에서 그대로 되살아났습니다. 결말을 알면서도 손에 땀이 났다면, 그게 이 영화의 힘입니다.역사적 고증, 어디까지 진짜인가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한 10.26 사건 직후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여기서 10.26 사건이란 유신 체제의 핵심 권력자가 내부에서 무너진 사건으로, 대한민국 현대사의 분기점으로 평가받습니다. 이 사건 이후 짧게나마 민주화에 대한 기대가 피어오르던 시기를 역사에서는 서울의 봄이라고 부릅니다. 영화 제목이 바.. 2026. 5. 12.
왕과 사는 남자 리뷰 (계유정난, 신분의 경계, 유해진과 박지훈) 장항준 감독 하면 어떤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십니까? 저는 솔직히 가볍고 유쾌한 쪽이 먼저였습니다. 그런데 그 감독이 조선의 가장 비극적인 왕 이야기를 들고 나온다면? 반신반의하면서도 두근거렸던 게 사실입니다. 취업 준비 시절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공부하며 단종이라는 왕에게 유독 마음이 쓰였던 저로서는 이 영화를 놓칠 수 없었습니다.계유정난, 그 후의 이야기가 더 슬프다많은 분들이 계유정난(癸酉靖難)이라는 사건 자체는 알고 계실 겁니다. 여기서 계유정난이란 1453년 수양대군이 어린 단종의 왕위를 빼앗기 위해 측근 세력을 동원해 일으킨 정치적 쿠데타를 말합니다. 12세에 즉위한 단종은 숙부의 야심 앞에 속수무책이었죠.그런데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쿠데타 장면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 이후.. 2026. 5. 12.
인사이드 아웃1 리뷰 (감정의 구조, 슬픔의 역할, 영화의 실질적 질문)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오랫동안 슬픔이라는 감정을 그냥 없애야 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기쁘면 좋고 슬프면 나쁜 것, 그 단순한 공식을 의심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인사이드 아웃 1을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30대 중반 아빠의 시선으로 본 이 영화는 예상보다 훨씬 깊은 곳을 건드렸습니다.감정은 왜 이렇게 많을까 — 영화가 보여주는 감정의 구조혹시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왜 사람에게는 기쁨 하나로 충분하지 않고, 슬픔·두려움·분노·혐오까지 이렇게 많은 감정이 존재하는 걸까 하는 의문 말입니다.인사이드 아웃 1은 주인공 라일리의 머릿속 감정 본부를 통해 이 질문에 답합니다. 기쁨이, 슬픔이, 버럭이, 소심이, 까칠이가 각자의 역할을 맡아 라일리의 행동과 기.. 2026.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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